700페이지가 넘는 책은 오랜만이네요. 하지만 주제가 주제인지라 체감상 1000페이지 정도 됐답니다...
권력의 법칙같은 경우는 900페이지가 넘는데도 소피의 세계보다 잘 읽혔거든요.
참고로 저는 1권부터 3권의 합본 버전으로 읽었습니다.
학교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는데 가지고 다니기 참 무겁더라고요....^^

- 읽기 전
어떤 학문이든 한 주제에 관한 여러 학문적 가설과 해석이 존재할 수 있다. 예컨대 고전 문학에서는 기원이나 의미하는 바에 대한 여러 가설과 해석이 존재한다. 나는 그 모든 생각들에 근거가 있고 타당성이 있다고 생각한다. 하지만 동시에, 특히 앞서 예로 든 문학과 같이 상황과 맥락이 존재하는 분야에서, 나는 항상 그 생각들 중 특정 하나에 끌렸다. 말하자면, 오직 하나만이 가장 타당하게 받아들여졌고, 따라서 그것만이 정답이고 옳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 것이다.
철학에 관해 생각해보자. 적어도 내가 생각하기에 철학이란 '어떻게' 사고할 것인지에 대한 그 방법론이다. 결론은 핵심이 아니다. 이것이 바로 저명한 철학자들의 수십년 동안의 고찰의 결론을 내가 그리도 쉽게 무시하는 이유일 것이다. 현상에 대한 역사적인 이론은 항상 틀리거나 개선되고 수정되며 덧붙여졌다. 결론이 중요한 것은 항상 그 시대 그 사람들 그 곳에서만이었다. 즉 다시 말하자면 적어도 그 사람과 그 사람의 세계에서만큼은 그 철학이 중요하고 항상 옳은 절대적 진리였다는 것이다.
자. 다시 한 번 문학 이야기로 돌아와보자. 내가 셋 중 하나의 가설만이 진실이라고 믿는다고 해서 나머지 두 개가 틀린 건 아니지 않나. 물론 당연히 적어도 내겐 그 하나가 정답이다. 하지만 만약 내가 오직 그 하나밖에 몰랐기 때문에 그것을 진실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라면? 철학은 내 인생과 관련된 것들을 해석하는 데 있어 하나밖에 없는 선택지를, 가설을, 해석을 셋으로 늘려주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. 사고의 확장, 패러다임의 전환, 알을 깨부수는 것, 새로운 세계로의 도약, 법칙의 성립, 진리의 발견 등 상투적인 표현은 많다. 결국 철학은 수많은 선택지를 내게 내어주고 그 중 지금을 살아가는 나에게 걸맞는 진리를 볼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.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철학의 가치이다.
- 감상 후 인상깊었던 구절
영혼을 갖지 못한 이런 것에는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능력이 없지. 오직 외적인 작요엥 의해서만 변화할 수 있는 거야. 다른 쪽에는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들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생명체야.
→ 스스로 변화하지 못하고 표류하는 인간은 생명체라고 할 수 있는가? 그렇지 않다면 그를 ‘인간’이라고 부를 수 있는가.
“무겁다는 건 뭘까, 소피야?” ”바보 같은 질문을 하시네요.” ”네가 대답할 수 없다면 어리석은 질문이 아니야.”
“흄에 따르면, ‘천사’라는 것은 하나의 복합 관념이야. 그 표상은 남자와 날개라는 서로 다른 경험 표상으로부터 생긴 거야. 이 둘은 실제로는 서로 연관된 것이 아니고, 다만 인간의 환상 속에서 처음 결합된 것이지. 다른 말로 표현하면, 이 관념은 잘못되었고 불 속에 던져버려야 해.” (중략) ”흄은 현실 속에서 그에 대응하는 복합적 사물이 존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관념들을 합성할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어. 이를 통해 자연에는 존재하지 않는 거짓된 사물의 관념이 생겨나게 되는 거야.”
→ 나는 늘상 말해왔다. 인간은 똑똑하기에 바보가 될 수 밖에 없다고.
“우리는 우리가 어떻게 행동해야 할 것인지 이성을 통해 논증할 수 없음을 분명히 알 수 있어. 책임 있는 행동은 이성을 예민하게 갈고닦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타인의 고통과 행복을 같이 느낄 수 있도록 감정을 예민하게 갈고닦아야 가능해지는 거야. ‘논리적으로만 따진다면 전 세계의 멸망보다 내 손가락의 작은 상처를 더 염려하는 것이 비이성적이어야 할 까닭이 없다.’라고 흄은 주장했지.”
→ 선량한 감정의 노예들에게
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노동자가 실제로는 다른 사회 계급을 위해 노예로 일하도록 조직되어 있단다. 그렇게 노동자는 자기 자신의 노동력 뿐 아니라 자신의 삶 전체를 자본가에게 ‘양도’하게 되는 거야.”
→ 작년 초부터 내 마음 한구석에서 나를 찌르던 말도 이와 결을 같이 한다. 꿈을 세우지 않는다면, 나는 꿈을 세운 이에게 고용되어 그의 꿈을 이뤄줄 것이다.
“끊임없이 떨어지는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 것은 물방울의 힘이 아니라 바로 그 부단함이야.”
“정말 신비한 우연이군요.” ”우연은 항상 있어.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그런 우연을 모으는 게 문제야. 그들은 설명할 수 없거나 신비한 일을 모으지. 수백만 사람들의 삶에서 그런 일들을 모아 책을 내면, 어떤 사람에겐 무시 못 할 증거로 보일 수도 있어. 이런 자료는 계속 늘어갈 거야.
“밤하늘이 맑으면 우리는 수백만 년 전, 아니 수십억 년 전의 우주를 볼 수 있어. 말하자면 그렇게 우리는 우리의 고향을 올려다보게 되는 셈이지.”
- 한줄평 모음
- 사진을 실수로 삭제해서 1/3에 해당하는 정도의 앞부분 인상깊은 구절은 날려먹은 게 너무 아쉽다.
- 마르크스의 이론이 불완전한 면이 있다 하더라도, 자본주의에 찌든 현대의 인간에게 메시지를 던진다는 점에서 그는 존경받아 마땅하다.
- 마르크스나 링컨, 히틀러, 카이사르와 같이 연설을 잘하는 이, 즉 다른 사람의 마음에 불을 지필 수 있는 이들은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사람들에게 어마어마한 영향을 끼치고 그에 따라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듯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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